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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축하 기고문 특집②]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장애인의 자아실현에 기여한 역할과 미래 과제

관리자 2024.12.04

▣ 20주년 축하 기고문 특집②

   제목: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장애인의 자아실현에 기여한 역할과 미래 과제

   소속: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직책:  정책위원장

   성함:  이찬우


20대 후반에 불의의 사고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일상 활동과 사회활동에 심각한 제한이 생겼고 이 제한을 해결해 주는 여러 요인 중에 보조기기의 역할이 지대합니다

욕창 예방 방석이 깔린 휠체어를 타고 자유로이 활동하고 휠탑퍼나 보조핸들 등의 운전보조장치가 장착된 자동차로 부담 없이 이동합니다

최근에는 동력보조장치를 활용하여 수동휠체어에 날개를 달았습니다. 자갈길이나 잔디밭 등도 갈 수 있고 비 오는 날엔 우산을 쓰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가족이나 동반자가 애써 밀어주지 않아도(미안함 없이) 같은 광경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도 높이 조절용 테이블을 이용하여 업무를 봅니다

장애의 경중에 따라 다양한 보조기기가 요구하고 그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보조기기의 보급 과정이 정부나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시행된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의 거친 요구도 있었고 관계기관의 선도적인 사업 수행으로 보조기기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입증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그 역할을 지혜롭게 충실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0년 전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보조기기를 수거하고 수리해서 필요한 분들에게 나누어주는 보조기기 다시쓰기 사업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활용도가 많지 않은 다목적(일반용+운동경기용) 휠체어의 수거를 요청했고 관계자가 경기도 파주의 집까지 오셔서 수거해간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는 유사 기관과는 차별된 사업을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보조기기 수리과정을 개설하고 관련 자료를 발간하고 있고, 휠체어 모형의 키트를 활용하여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했었고(이를 벤치마킹하여 척수협회도 관련 사업을 시도했습니다), 

장애아동을 위한 세발자전거도 개발/보급하였고, 3D프린터를 이용하여 맞춤형 보조기기를 제작하여 보급했던 것도 기억합니다

보조기기와 관련한 공모사업과 다양한 국내외 세미나를 개최하여 보조기기에 대한 시야를 확대시킨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제공은 보조기기에 대한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해주는 역할에도 기여했습니다. 해외의 첨단 보조기기 동향을 동영상 등의 자료로 친절하게 알려주었고

정기적으로 발간되는 소식지는 보조기기 관련된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보조기기가 장애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삶의 질까지 동반 향상되는 것을 직접 경험했고 주위의 장애인들도 삶의 질이 향상되는 과정을 익히 보아 온 터라 관련 일에 직·간접으로 참가 하고 있습니다

국립재활원의 보조기기 연구사업단과 건강보험공단의 장애인보조기기 급여평가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의 장애인이동편의증진특위 등에 참여하면서 

보조기기가 장애인의 삶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설명(설득)하고 더 좋은 기술이 보조기기에 투과되도록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의 선한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합니다.

한 가지 의아했던 것은 다른 기관에서 하지 않는 진보적인 기발한 사업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들을 진행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을 텐데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업과 협업하고 마치 무소의 뿔처럼 전진하는 것에는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의 철학과 종사하는 많은 분의 사명감과 헌신이 바탕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국내의 열악한 장애인보조기기 환경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충실히 해온 그 열정에 장애인의 한사람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염치없지만 바라고있습니다

아울러 더불어 몇 가지 부탁을 더 하고 싶습니다.

 

첫째, 장애인이 보조기기의 수혜자 위치에서 벗어나 제공자가 될 수 있는 장을 열어 주기를 바랍니다

직접 생활하면서 불편했던 것에 대한 아이디어의 제공자가 되고, 그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기술자의 꿈을 꾸게 하고 더 나아가 사업으로 발전시켜 기업가가 되고

또 다른 장애인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공급자의 역할이 될 수 있게 다양한 기회를 열어 주기를 희망합니다.

 

둘째, 보조기기가 기계와 전자가 결합된 단순한 결정체가 아니라 철학과 다양한 인문학이 어우러진 열린 학문의 시각으로도 인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좌도 개설하고

현장의 발칙한 아이디어가 결집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기를 바랍니다.

 

셋째,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정보과학 시대의 산물들이 장애인 보조기기에 우선 적용될 수 있도록 기업체 등 관계기관과 끊임없는 교류가 있기를 바랍니다

개발된 첨단 기술들이 마치 잉여의 산물로 보조기기에 최후에 적용되는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지휘본부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보조기기가 장애인의 꿈을 실현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묵묵히 해온 것처럼,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장애인의 벗이 되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미래의 희망을 꿈꾸게 하는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개관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